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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애플페이를 쓸 수 없는 이유

by 황남빵 2021. 5. 13.

미국 애플사가 제공하고 있는 휴대폰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Apple Pay).

이미 여러 나라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이전부터 iPhone을 사용해온 필자도 이용해본적이 있으나 정말로 편리한 기능입니다. 아이폰을 카드 리더에 터치하는 것 만으로 결제가 끝나, 지갑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을 뿐더러, 카드 번호가 아이폰과 결제 단말에 남지 않는 구조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등에서 사용할 때에도 안심하고 사용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편리한 애플페이 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른 블로그나 유튜브 등에 업로드 되어 있는 동영상을 봐 보면, 애플페이 한국 서비스가 실현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여러가지 이유를 들고 있으나, 그 중에는 올바르지 않은 내용의 글도 많이 보입니다.

그 때문에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러한 주장들에 반박하는 형식으로 애플페이가 아직까지 한국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NFC 결제단말 부족?

흔히 애플페이의 한국 진출이 실현되지 않고 있는 이유로 위와 같은 NFC 결제 단말기 수 부족이 들어집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애플페이의 한국 진출이 불가능하다는 건 생각 하기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애플페이는 아이폰의 NFC기능을 사용하여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입니다. 때문에, 가맹점(점포)에 NFC대응 기기가 있어야만 애플페이를 사용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기가 널리 보급되지 않아 애플페이의 한국 진출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습니다만, 이는 사실고 다릅니다. 이미 패스트푸드점이나 편의점 등 유명한 체인점을 중심으로 NFC 결제 단말이 보급 되어 있으나 한국 카드로는 사용 할 기회가 없어 인지도가 낮을 뿐, 단말 자체는 상당 수 보급되어 있습니다. IC칩 및 마그네틱 결제 단말에 비해 NFC 대응 단말이 적은 건 사실이나, 이는 가맹점과 카드사가 적극적으로 보급을 시키지 않은 것이 원인인 데다, 카드사는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NFC 결제를 회피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은 서비스가 개시 되어야 도입 수요가 생겨 보급에 이어 질 가능성이 커집니다만, 서비스를 시작하지고 않고 대응 단말 수가 적으니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닭과 달걀같은 이야기 입니다.

게다가, 애플이 NFC 결제 단말기 보급을 카드 회사 측에 요구하고 있다 라는 말도 있습니다만, 이는 조금 과장된 예를 들어, MTS 결제방식을 지원하는 삼성페이를 제공하는 삼성이 카드 결제 단말기 보급 및 망 구축을 위해 카드 회사 대신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 않습니다. 애초에 신용카드 가맹점 구축과 시스템 관리는 카드사의 관할이며 이를 애플에게 요구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애플이 비싼 수수료를 요구한다?

NFC 결제 단말 수 부족과 동시에 유명한 이야기가 애플이 한국 카드사에게'만' 비싼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 역시 신용카드 시장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의 주장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한국 신용카드 시장의 경우 해외 신용카드 시장과 다르게 갈라파고스화가 진행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신용카드는 기본적으로 회원 모집과 카드 발행 등을 담당하는 카드 발행사와 가맹점과 시스템 구축, 전표 매입 등을 담당하는 브랜드사 두 회사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해외의 회사로 예를 들자면, 미츠이 스미토모 카드라는 카드 발행사에서 카드를 발행하여 카드에 따라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 각 브랜드 로고가 인쇄됩니다. 이 경우 브랜드사가 가맹점 망 구축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가 비자카드라면 비자의 모든 가맹점에서(카드의 따라 예외 있음) 마스터카드의 경우 마스터카드의 모든 가맹점에서 이용이 가능합니다(코스트코에서 카드 발행사 관계 없이 마스터카드 로고가 있는 카드만 사용 가능).

하지만 한국의 경우 신용카드 발행부터 가맹점 구축 까지를 모두 한 회사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카드를 소지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쉽게 이해 하실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만, 예를 들면 삼성카드 한 회사가 카드 발행, 가맹점 구축, 전표 매입 등을 전부 담당하고 있어 브랜드사가 사이에 낄 틈이 없어집니다(국내전용 카드가 존재하는 것도 이 때문). 이 경우 브랜드사의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아 브랜드사가 수취하는 수수료를 안 내도 된다는 장점이 존재합니다. 다만, 카드사 별로 가맹점 구축을 해야 하므로 소비자가 가게에 갔을 경우 해당 가맹점에서 없이 존재하는 신용카드 발행사중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카드의 발행사가 가맹 계약이 되어 있는 지를 확인하여야 합니다(코스트코에서 브랜드사 관계 없이 현대카드에서 발행 한 카드만 사용할 수 있음).

이러한 상황에서 주로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비접촉 결제 규격을 사용하는 애플페이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비자와 마스터카드사의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의 신용카드 발행사는 애플 뿐만이 아니라 브랜드사에게도 추가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기 때문에 현재와 비교하여 높아지는 수수료율 때문에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이라고 사료됩니다. 즉, 애플이 비싼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와는 다른 한국의 독특한 결제 시스템 때문에 발생하는 비용인 것입니다.

 

국내 언론사의 보도 및 개인 블로그의 포스트를 보다 보면 애플이 카드사에게 횡포를 부린다던지, 한국 시장에 관심이 없다 라는 식의 기술이 많습니다만, 이러한 배경 사정이 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 신용카드 시장이 특수한 형태이긴 하지만 이대로 성숙해버린 면도 있고, 그로 인해 수수료가 절감되고 있을 가능성은 있기에 애플페이 및 국제 브랜드사 시스템를 받아 들이는 것은 힘든 것도 예상됩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특정 카드사가 애플페이에 대응 할 경우 아이폰 이용자의 카드 이용을 독점 할수 있기 때문에 이용률이 저조한 카드사를 중심으로 매우 매력적인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KT가 아이폰을 처음 도입하였을 때 처럼, 카드사간의 경쟁이 결과적으로는 소비자의 편의로 연결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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